번역&싱크 불법미인

후쿠다한테 소개받은
갤러리 알바

사진전만이 아니라

사무 알바도
시작하게 됐는데

우오즈미 군, 이 세 장 중
어떤 사진이 괜찮은가?

이거일까요?

아니네

이거야

미묘하지만 이쪽은 하얀
부분이 너무 날아갔지?

이쪽은 전체적으로
너무 어두워

똑같아 보이는데

제작실에서 올라온 사진을
선정하는 것도 우리 일이니까

맡길 수 있게 되면 좋겠군

네

그럼 남은 사진
가지고 와줘

네

실례할게요

여기서 알바 모집
한다고 들어서 왔는데요

토비 대학 학생?

네

그럼 다녀올게요

마음대로 들어와서
죄송해요

아니

너도 관계자가 될 거잖아?

네

우오즈미 씨죠?

전무님한테 들었어요

미나토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대학생?

네

이번에 2학년이 돼요

여긴 작품의 경향
같은 게 있나요?

일단은 뭐든 있긴 한데

비교적 젊은 카메라맨의
기획이 많은 편이야

리쿠오!

밥 먹으러 가자

외부인이 멋대로
들어오지 마

새로운 직장에서 잘 하는지
걱정돼서 보러 왔는데

네가 내 부모냐?

배고파

편의점 알바까지
아직 시간 남았지?

놓으라고!

일 방해되잖아…

노나카

노나카 하루?

저기

어디서 본 적 있던가요?

떠올랐다!

미나토 코이치다!

고3 때 같은 반이었는데

뭐, 딱히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니었으니까

미안

나, 도중에 그만뒀잖아?

게다가 수염 같은 걸
길러서 알기 힘들다니까

미나토 군은 어떤 사진
찍고 있어?

다큐멘터리요

그럼 장래엔 보도 쪽을
지망하고 있어?

네

인물이나 풍경은?

인물은 안 찍어요

촬영자의 일방적인 생각을
강요하는 거 같아서

전 싫어해요

풍경도 보통 예쁘다로
끝나서 관심없어요

보도 사진은 보는 자에게
호소하는 힘이 있잖아요

번개 뒤집기!

대충 둘러대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우오즈미 씨는
카메라 뭐 쓰세요?

어떤 거냐니?

고등학교 때 산
싸구려 카메라야

딱히 성능으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니까

뭐든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요

저도 처음 시작할 땐

라이카를 꿈꿔 왔는데요

점점 자기에 맞는
카메라를 알게 되더군요

죄송해요

다음 알바 시간이라

또 불러주세요

바이바이

노나카

응?

어디서 알바 해?

개건방진 놈인걸

저 녀석이랑 앞으로
같이 일해야 해?

진정해

연상을 상대로 확실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걸 보니

엄청 야무지잖아?

그리고 조금 멋있고

네 취향은
나랑 관계 없거든

투덜대지 말고
잘 좀 챙겨줘

형이잖아?

그래서 미치겠다는 거야

어서 오세요

어라?

안녕

미나토 군

하루 친구야?

예전 반 친구요

어서 와

갤러리 일 끝난 거야?

오늘은 다른 출판사 알바야

이렇게 밤늦게까지?

출판사는 밤에 활발하니까

블렌드 하나

우오즈미

마작하자, 마작

놓으라고!

난 귀가부라고!

바람 기분 좋다

별일이네

시나코가 저녁까지
마실 줄이야

왠지 마시고 싶은
기분이 들더라

무슨 일 있었어?

그런 게 아니야

다만, 여름이 끝나면

가을이 오고

겨울이 되면

다음은 봄이 될 테고

그런 생각이 문뜩 떠올랐어

한마디로

같은 곳을 빙글빙글
안 돌게 됐단 소리야

냉큼 가자

미안한걸

집까지 바래다주고

아니, 나도 가던 길이라

그랬었지

미나토 군은
그런 느낌이었지

차분하다고 할까?

난 그런 인상이었어?

그치만 얘기한 적 없었잖아

저번에 리쿠오한테
시비 걸길래 깜짝 놀랐어

딱히 시비 건 적은 없는데

나 마음 약하거든

글쎄?

그리고 얘기한 적 있어

고등학교 2학년 문화제 때

- 무슨 일…
- 아무것도 아냐

가자

노나카?

하루?

안녕

안녕하세요

우린 대학 동창들이랑
회식이 있어서

지금 가는 중이야

그렇구나

노나카, 오해하는 건 아니겠지

잘 가라

가자, 미나토 군

왜 하루랑 저 녀석이
같이 있는 거야?

아니, 뭐
나랑은 상관없지만

왜 미나토 군에 관해
안 물어보는 거야?

시나코 선생님이랑
같이 있어서야?

아니면 관심 없어서?

어느 쪽이든 열받는걸

잠깐 시간 좀 내줘

방금 모리노메 선생님이지?

우오즈미 씨랑 아는 사이구나

맞아

대학 동창이래

노나카랑
사귀는 줄 알았어

따로 리쿠오랑 시나코
선생님은 안 사귀어

난 이런 애처로운 저항을 하는
여자가 될 계획은 없었는데

어쩔 수 없어

이런 건 좋아하게
된 쪽이 패배니까

맞아, 그렇다고!

미나토 군은

사귀는 애 있어?

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애가 있었거든

최근에 다시 만났는데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봐

그렇구나, 한패네

뭔가 용기가 생기는걸

둔감해

오늘은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조금 기분 풀렸어

아냐, 나야말로 잘 마셨어

이 근처니까
여기까지면 돼

안녕

있잖아

이 사진 줘

이거

그래, 알았어

고마워, 안녕

3학년이 되고
같은 반이 됐지만

노나카는 왜 그런 적막한
사진을 원했는지 신기했어

이젠 못 만날 줄 알았어

그럼 난 미팅 다녀올 테니까

뒤는 잘 부탁해

그리고 우오즈미랑 미나토도

이거 뭐라도 좀 내봐

생각해볼게요
[포토 콘테스트]

우오즈미 씨, 모리노메
선생님이랑 사귀세요?

하루가 그렇게 말했어?

아뇨

딱히 시나코랑은…

그럼 노나카랑은 어떤가요?

노나카를
어떻게 생각해요?

어떻냐니?

친구 아닐까 싶은데

그보다 너

저 콘테스트 어떡할 거야?

여기 콘테스트요?

안 내요

제가 작품을 낼 땐

시의적절할 때
시의적절한 곳에 낼 거에요

이 자식

방가, 지금 집 가?

어, 그런데?

그럼 같이 밥 먹자

난 집 갈 거거든

기다렸다고?

같이 가는 것 정도는 괜찮지?

그 자식한테
바래다주라고 하지그래?

무슨 소리야?
미나토 군 말이야?

저번 일 신경
쓰고 있었어?

전혀!

나랑 상관없는걸!

뭐냐고, 진짜!

개열받네!

미나토 군, 요즘 매일 오네

그러게요

커피 좋아하는 사람치곤

밀크랑 설탕을
듬뿍 넣는걸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커피는 무슨 구실일까?

마이너스 10점!

방가!

뭐야

뭐냐니? 뭐라는 거야!

갤러리에 편의점

일 엄청 하네
무슨 일 있어?

딱히

키노시타 씨한테 들었는데

뭔가 비싼 게 필요한 거
같던데요, 우오즈미 씨?

뭐?

혹시

급료 3개월치 정도
되는 물건이야?

뭐!?

우리의 약혼반지!

뭐!?

나, 이제 알바 가야 해

안녕

반지 사이즈 15니까

먼저 갈게요

기다렸지?

항상 바래다줘서 미안한걸

신경 안 써도 돼

나도 가던 길이고

이상한가?

이 상황, 이상하지 않지?

아니, 너무 깊이 생각
안 해도 되겠지?

그 까마귀, 항상
같이 있네

아, 이 녀석?

먹이를 주다보니
날 따르게 되더라고

미나토 군네 집은
뭔가 키워?

옛날이지만

고향에서 커다란
잡종견을 키웠어

집에 그 개가 왔을 땐

나보다 큰 개에
익숙하지 않았거든

그치만 먹이를 주거나
산책을 하거나

항상 같이 있다 보니

뭐 이런 것도
나름 괜찮다고 할까

정이 붙은 거야?

이런 식의 만남도
있는 거 같다고

그런 게 분명
있을지도 몰라

괜찮으면

내일 하루
시간 좀 내줄래?

여기 초등학교 때
소풍으로 온 적 있어

저 배 안쪽도
견학했었어

나도 그랬었어

부모님한테 졸라서
프라모델도 만들었어

바다 보는 거 오랜만이네

이 계절은 조금 춥네

난 가끔 여기에 와

뭔가 생각을 하고 싶다거나
고민이 있으면

하루 종일 있을 때도 있어

오늘은 일회용 카메라야?

좀 더 제대로 된 건?

이건 이거대로 재밌는
사진이 찍힐 때도 있고

오늘은 그러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이 계절엔 갈매기밖에 없네

노나카

왜?

나랑

사귀어줘

대충 눈치 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별로 싫어하는 기색은
없어 보이길래

물론, 네가 우오즈미 씨를
좋아하는 것도 알지만

리쿠오는

밉상인데다

내 마음 같은 건
전혀 생각도 안 해주고

내가 2번으로
만족하는 줄 알고

그런 녀석
진짜 싫어!

혹시 이대로 2번으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도중에 포기하면
분명 후회할 거야

마지막까지 1번이
되지 못해도

뭔가, 사고로 좋아하게
돼서 어쩔 수 없어

가는 데까지 가보지 않으면

난 나한테 거짓말쟁이가 돼

그러니까

미안

괜찮아

답은 알고 있었으니까

이걸로 이제
미련은 없어졌어

나, 대학 그만뒀어

계속 생각해왔었어

대학에 들어오고
선배의 백으로 알바하고

공부가 됐지만

뭔가 아닌 거 같아서

자기가 찍고 싶은 사진에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달까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앞으로
계속 움직이지 못할 거 같아

앞으로 어쩌게?

일단 일본을 떠나

카메라를 들고
당분간 방랑하려고

고등학교 때부터
노나카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말해두지 않으면

미련이 남을 거 같았어

추워졌네

슬슬 갈까?

오늘은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여기서 헤어져도 괜찮을까?

응

그럼, 안녕

악수하자

또 언젠가

포토 콘테스트

야호, 왔어

하루

미나토라면
알바 그만둬서

이제 없어

엄청 예쁘게 찍혔지?

내가 이렇게 미인이었나?

우오즈미

새 카메라 샀다며?

전무님

그치만 중고예요

잘 좀 해봐

네

그렇구나

우오즈미 군은 뭘 냈을까

멋진 사진이잖아

본인보다 멋있네

우승은 못했지만

모델 차이인가?

시끄러워

뻔한 대답을 외면하며

얼버무린 줄 알았던
상처를 마음속에 품었어

물고 늘어진 반응을
더듬어보아도

되물은 말은 이미

몇 번이건 반복되고 있어

똑같은 곳을, 똑같은 마음을

몇 번이건 여름이
여기에 오더라도

난 똑같은 계절에 있어

아아, 어떡해야

이 몸으로부터 당신을
숨길 수 있을까?

저기, 어떡해야?

저기, 어떡해야 웃으며

어제를 노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