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싱크 불법미인

안녕

결국 와버렸어

 

늦은 시간에 미안해

아뇨, 아뇨
앉아주세요

그럼 여기 앉아

난 의자 가져올게

 

수험생

괜찮아?

글쎄

 

이 사진은
1학년 때 찍은 거야?

오랜만이네

 

거의 시나코 사진집이라고
봐도 될 정도지만

 

이런 사진 찍은 줄 몰랐어

그래도 잘 찍히긴 했잖아?

 

그럼 다시 한 번 건배할까요?

 

좋아, 끝

 

난 커피 타올게

우오즈미 씨
잠깐 도와주세요

네

좋아, 여기서 승부다

 

자, 이거

 

아까 받은 목걸이

새로 포장했으니까

그분께 선물해주세요

아니, 그치만

아무것도 준비
안 했잖아요?

 

저한테 받은 거니까

이제 불길하진 않아요

하지만 시나코 씨한텐
비밀이에요

 

힘내요!

 

신세 지다 가요

조금 이르지만
새해 잘 보내세요

- 네
- 네

이거 선물

집 가서 드세요

 

우물쭈물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뼈다구는 주워주마

 

감사합니다

밤늦게까지 실례하고…

아니에요

타카도 기뻐했고

- 또 와주세요
- 네

 

다녀왔습니다

 

곰 쌤?

그럼

 

가시게요?

응, 또 올게

 

괜찮으세요?

 

미안

생각 좀 하느라

 

곰 쌤 때문인가요?

아까 이상한 분위기이길래

 

그 사람, 집안에
큰일이 있어서

큐슈로 돌아가나 봐

 

이젠 이쪽으로는 안 와요?

몰라

대학원도 합격했지만

못 갈 거 같대

그런 일이…

그치만

어쩔 수 없어

 

어른이 돼서

지켜야만 하는 게
생긴다는 건…

 

사실 엄청 외로울 거야

 

올해 안에 눈이 내릴까?

글쎄

보통 도쿄는
2월쯤에 내리니까

눈은 좋아하지만
추운 건 좀 싫어

 

난 더운 것보단
추운 게 좋아

 

올해도 곧 끝이구나

 

난 이 시기가
제일 좋아

왜?

 

1년의 끝을 향해

다양한 것들이
리셋되는 거 같아서

새해보다 연말을
더 좋아해서

해가 바뀌면
뭔가 좀 허무해져

 

우리는 연말까지
대청소랑 집 수리를 해서

고생한 추억밖에 없어

그렇구나?

 

바래다줘서 고마워

응

 

잘 가

응

 

저기, 시나코!

 

왜?

 

저기

손 내밀어봐

 

줄게

잠깐만

난 아무것도
준비 안 했어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

취향 같은 건 잘 몰라서

마음에 들지 어떨지는

 

열어봐도 돼?

맘대로

 

귀엽다

문스톤이네

고마워, 기뻐

응

우오즈미 군이
골라준 거야?

 

미안

 

사실은 그거

차인 선배한테
강매당한 거야

 

역시 기분 나쁘겠지?

 

뭔가 우오즈미 군답다고 할까

액세서리 고르는 모습은
상상이 안 갔거든

그리고 아까 이거 줄 때

거동이 수상했거든

 

고맙게 받아둘게

 

역시 이상했었나

나, 지금까지
여자애한테 선물 준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그럼

내년에 보자

 

우오즈미 군

나, 연말에 카나자와에
가는 거 안 가려고

 

그러니까

 

새해 같이 보내지 않을래?

 

시나코한테 고백하고
차인 날 밤

화려하게 자전거로
자빠졌었어

 

분명 여기였지

 

인생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

 

메리 크리스마스

너 뭐 하는 거야!?

 

신작 베이글 빵
선물 주려구

 

언제부터 있었어?

 

자, 일어서

 

그런 곳에 앉아
있으면 차갑잖아

 

이제야 만났어

계속 못 만나서 외로웠어

 

달라붙지 마!

 

칫

 

맞닿은 살결이 차가웠어

 

대체 언제부터?

 

일단 안에 들어와

뭐라도 따뜻한 것 좀
줄 테니까

앗싸

 

리쿠오네 방이다

어차피 더러우니까

그쯤에 대충 앉아

 

고대 유물이!?

나한텐 현역이야

만지지 마

 

얌전히 앉아 있어

 

고마워

 

있잖아

이런 짓 이제 그만둬

 

안다니까

하지만 이렇게라도
안 하면 못 만나잖아

 

난 노력하지 않으면
못 만나잖아

 

부담되는 건 알아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기다리는 것보단

이러는 게 즐거워

 

그러니까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너그럽게 봐줘

 

리쿠오의 얼굴도 봤고
방도 봤고

그걸로 충분해

 

이거 다 마시면 갈게

 

응, 응

새해엔 이쪽에 있을게

 

새해가 아니어도
때가 되면 갈게

응

그럼 형한테 안부 전해줘

 

일단 이걸로 충분하려나?

 

올해는 안 간다고
집에다 말해뒀는데

우오즈미 군한테
아무 연락도 없고

 

역시 그냥 시골 갈까?

 

그보다

 

왜 그런 말을 한 걸까?

 

첫 선물이라고 하길래

뭔가 기뻤던 거 같아

 

후회하는 건 아닌데

난감하네

아니, 딱히 깊은 뜻은 없는데다

 

그쪽도 분명 알고 있을 테고

 

그 후로 연락도 없고

 

왜 없는 거냐고

 

네, 여보세요

 

우오즈미 군?

다행이다, 전화
했었는데 안 받길래

 

혹시 카나자와로
간 줄 알았어

 

왜?

아니, 그냥 좀
어이없다고 할까

 

연락 안 해서 미안

연말에 일이 바빠서

 

그치만 시나코도
연락 안 해줬잖아

 

그렇긴 한데

 

그래서 말인데

 

어떻게 할래?

 

응

 

어떻게 할까?

 

능숙한걸

 

알바 하는 데서도
매일 청소하고 있거든요

 

그럼 이거 끝나면
다음은 바닥이나 닦을까

 

하루

 

왜?

 

연말용 소바 재료

사러 가자

 

응

 

여기 자주 와?

일단 술집이긴 한데

직장 동료랑 자주 와

오늘은 아침까지
하는 거 같으니

느긋하게
마실 수 있을 거 같아

 

새해가 밝았나 봐

 

올해도 잘 부탁해

 

춥다

그러게

 

그래도 오랜만에 마셨어

나도

시나코랑 단둘이
마시는 일은

대학 시절에도 없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그렇네

밥은 같이 몇 번 먹었는데

 

술 꽤 세더라?

 

그, 그래?

 

술도 깰 겸
커피라도 마실래?

 

분명 이 근처에 자판기가

그게 아니라

 

우리 집에서

 

선물받은 쿠키가 있었어

괜찮아
신경 안 써줘도 돼

 

tv 설치하고 처음 오네

 

깔끔한걸

 

평소엔 훨씬
어질러져있어

대청소해서그래

 

뭔가 긴장된다

 

미안

 

그대로 있어

 

소파엔 안 흘린 거 같아

마룻바닥이니까
닦으면 괜찮아

 

저기, 나 갈게

 

신경 쓰지 마

커피 다시 탈 테니까

그게 아니라

 

뭔가 긴장돼서
못 버티겠어

 

아니, 그게…

시나코는 깊은 뜻이
없다는 건 알고 있는데

난 이런 거에
면역 없으니까

 

나도 없어

 

나도 긴장하고 있어

 

이상하지?

학생 땐 서로의 방에서
대충 편히 잤는데

 

미안

내 잘못이야

아니야

다 내 잘못이야

 

압도적으로 내가
제일 잘못했어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어물쩡거리고

 

그치만

우오즈미 군도 조금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

 

밀어붙이지 못하는 건
착해서?

아니면

노나카가 있으니까?

 

나, 옛날에 좋아했던 사람 때와
똑같은 마음이 아니면

다 거짓이 아닌가 싶었어

 

그치만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은
하나가 아닐지도 몰라

 

그러니까

 

천천히라도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야

 

나 갈게

신혼부부를 너무
방해하는 것도 미안하고

 

천천히니까

 

오늘은 갈게

 

응

 

네, 여보세요?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잊을 수 없는 말이

슬퍼 보이는 눈동자야

슬퍼 보이는 입술이야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그 아이는 나한테

예스터데이를 노래한다고 했어

 

잊을 수 없는 말이

슬퍼 보이는 눈동자야

슬퍼 보이는 입술이야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