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서 싹튼
아직 쓰여지지 않은
사랑이라는 한 문장
거친 계절의 소녀들이여
왜 남자애한테
자기에게 부족한 유전자가
본능이 원해서?
그럼 상대가 인간이
하지만 남자애는
뭔가 좀 우주인 같아
지루한 15페이지였어
다음 장을 넘기니 숨이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감정에
오늘도 불합리한 행위에
결벽증이었어
이 괴로움의 정체라든가
하지만 상처 입더라도
떳떳해질 수 없는
거칠어져라, 소녀들
거칠게 저항해라, 소녀들
아픔을 알아가거라
입문서는 필요 없어
왜 전차에 탄 거야?
여기라면 딱히 남들한테
그렇구나
카즈사한테 잔인한 발언은
잔인한 발언이라니?
그게 싫다면
요만큼도 하기
잔인한 발언으로 해줘요
근데 이 시간에 출근러시가
응
상행선은 6시부터 7시 사이엔
근처 역에서 오이마치 선과의
그리고 이 두 번째
토요코 선은 어떤 역이든
미안
전차 좋아하구나
응
나도 은근 좋아해
흥미롭고
흥미로워?
전차는 인생을
불행한 사람도
솔로인 사람도
지금부터 애인을
같은 상자에 들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전차 그 자체보다
그런 전차만이 가지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친구 같은
그 공간이 공간째로
환승을 좋아하는 것도…
따라와
사에구사 씨
남친인가요?
그렇긴 해요
그래?
그럼
스가와라, 방금은?
스가와라 씨는 카즈사가 이즈미를
걱정할 필요 없다고 봐
응, 알아
둘을 의심하는 게 아니야
단지, 뭐랄까
스가와라 씨라면
납득?
납득이랄까
만약 이즈미가 다른
분명 마음이
응
아사다도 귀엽지만 무섭고
하지만 스가와라 씨라면
어딜 어떻게 봐도
납득할 수밖에 없다고
그렇지 않아
위로 안 해줘도 돼
그래? 오케이
승산은 적어
고마워
딱 봐도 스가와라 씨는
조금 다가가기
외모만이 아니라
맞아
머리도 좋고
그런데도 안 꾸미고
뭐랄까, 여신 같지 않아?
맞아, 속 비치는 옷 입고
펄럭거리는 걸
맞아맞아
뭔가 덧없달까
미스터리하달까
미스터리라면
그렇네
긴장하셨네요
저도 그래요
깨달으셨죠?
이렇게 후배와 우연히
위험한 관계가
재수 없어
소설가를 노리는 혼고가
한 권의 책에는
번역&싱크 불법미인
두근거리는 걸까?
아니어도 되지 않아?
턱 막히며 이성을 잃었어
넉다운당했어
알고 싶지 않았어
읽는 걸 포기하지 않아
너를 아는 페이지
얘기 안 들릴 거 같아서
제5화「날 모르는 사이에 바꿔버린」
할 만했단 거군
싫은 발언은 어때?
계속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비어 있어
환승이 있으니까
전차가 꿀이야
계단이 있는 곳이 홈인…
운반하는 상자니까
행복한 사람도
만나러 가는 사람도
존재감 같은 게 좋아서
거리감으로 같은 장소에 있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게…
오랜만이에요
잘 어울리네
좋아하는 걸 알고 있으니
납득이 간달까?
사람이랑 사귀어도
안 내킬 거야
승산이 없어서
카즈사도…
안 할게
엄청 예쁘니까
어려울 정도로
성격도 좋고
배려도 해주고
어깨에다 걸칠 거 같아
혼고 선배도 그렇지?
만나는 것만으로도 긴장돼요
될 수 있을 리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