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싱크 불법미인

시나코 씨, 어때요?

쇼트 커트도 굉장히
잘 어울려요

야, 야, 리쿠오

날씨 좋다고

어디 놀러 가자

나 알바 중이라고

하루

나랑 가자, 나랑

어차피 이 녀석

아직 실연의 아픔에서
못 벗어났다고

키노시타 씨!

칫, 아직도
속상한가 보네

됐어, 그냥

혼자 갈래

안녕

가버렸네

나 원 참

매일 뭐 하러 오는지 원

우오즈미 놀리러
오는 거잖냐

너 왜 이렇게
하루한테 매정하냐?

불쌍하잖아

딱히 매정한 적 없는데요

하여간, 남자답게 퇴짜 맞았으면
그만 뇌 구조 좀 바꿔라

그 미인님이랑은
그 후로 못 만났지?

졸업식
도립 토이즈미 고등학교

화학 준비실

노나카 하루

안녕

모리노메 선생님
일찍 오셨네

안녕하세요
모리타 선생님

선생님으로서 첫 졸업식이라
긴장하는 거야?

네

얼마 전까지는
학생이었는데

신기하네요

선생님이
됐다는 사실이 참…

끝나면 위로회가 있으니까

그때 모두 다
풀어도 돼

모리노메 선생님

좀 더 왼쪽으로

찍는다

선생님, 또 봐요

힘내요, 선생님

수고했어요

무사히 끝났네요

그럼 위로회 자리도 마련
해뒀으니 모리노메 선생님도

네

저, 잠깐 교실에
두고 온 게 있어서!

먼저 가주세요

미술실

로우 군!

너, 전학 내일
오기로 돼있잖아?

뭐야, 시나코

머리 잘랐어?

그런 것보다도

뭐 하는 거야?

교실에 쓰레기더미나
쌓아놓고

테마는 졸업

대칭적인 부분이
되게 아카데믹하지?

알겠으니까 철거해!

다른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세간은 아직
예술을 천대하는군

로우 군, 내년에 수험이잖아?

왜 도쿄로 온 거야?

그래서 말했잖아

아버지가 발령받았다고

뭐, 시나코가 카나자와에
남아있었으면 나도 있었겠지만

학교에선 모리노메
선생님이라고 불러

오늘 우리 집에 와

아버지도 보고
싶어 하고

오랜만에 시나코의 요리
먹고 싶기도 하고

오늘은 안 돼

곧 선생님들이랑
마시러 가야 해

재미없게시리

어른한텐 어른의
의리가 있는 법이야

아버님께 안부 전해줘

안 어울리는
화장이나 하긴

싫다, 싫어

모리노메 선생님은
카나자와 출신이야?

네, 고등학생까지는

대학교는 도쿄에서

취직할 때
한 번 가긴 했었는데

여기 학교 얘기를 들어서요

그렇구나

여기에 좋은 사람
있어서그래?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혹시 카나자와에
남겨두고 온 거 아니야?

그런 건 아니에요

그 반응은
좀 신경 쓰이는걸

파티도 절정입니다만

잠시 여기서 멈추고

올해도 무사히…

뭐, 됐어

나중에 알겠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2차 갈까요?

저기, 전 여기서 이만

가게?

조심히 가

실례하겠습니다

시나코?

이 시간에 뭐 해?

우오즈미 군이야말로 왜?

우리 집 이 근처라

가고 있던 중이었어

그랬었지

머, 머리 잘랐구나

응, 그냥 좀

얼이 나간 거 같은데
무슨 일 있었어?

벚꽃을 보고 있었어

벚꽃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예쁘지?

어

뭔가 참 빠르지?

대학교 졸업한 지 벌써
일 년이나 지났는걸

그러게

싫다, 정말

인간이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게 아닌데

세월만 계속 흐르고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시나코는 항상
적극적이잖아?

그런 말은 말이야

나 같은 발전이 없는
녀석이 하는 거야

우오즈미 군은 사람
보는 눈이 없으니까

나, 적극적인 사람 아니야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전혀 그렇지 않아

같은 곳을 언제나
빙글빙글 돌고 있어

내일도 일찍 나가야지?

바래다줄게

왜 그래?

나, 좀 더 여기에 있을게

그럼 나도 같이 있을게

아니, 됐어

아파트 여기서
별로 안 머니까

역시 이런 관계는 별로지?

별로인 건 알고 있지만

어떡해야 좋을까?

만약

우오즈미 군이

날 조금이라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날 평범한 친구로
봐줬으면 좋겠어

바보 같은 얘기로 함께 웃는
예전의 관계로 있고 싶어

난

우오즈미 군이 별로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저기

힘든 부탁인 걸까?

노력할게

미안

하루?

이 시간에 뭐 해?

이 시간?

알바 끝나고 가는 길이야

나 Bar 호스티스잖아

여긴 집으로
가는 길 중 하나야

그쪽이말로
이 시간에 뭐 하는 건데

뭐냐니?

저기, 우연히
만났을 뿐이야

오해하지 마, 노나카

뭐, 딱히 상관없지만

그럼 실례

딱히 저 녀석이랑은
별 관계 아니야

하지만 저 애는
그런 거 같은데

그냥 놀리는 걸
즐길 뿐이라니까

하루

오늘은 안 오네

평화로워서 좋지 않나요

난 외로운걸

너, 하루한테
미움받은 거야?

키노시타 씨

남녀 사이에 우정이란 게
있을 수 있나요?

갑자기 뭐야?

뭐, 없다곤 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 여자한테
애인이 생겼는데

그걸 친구로서 끙끙대며

태연하게 친구로 있을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야 뭐

자신 있어?

그치만

친구인 이상 뭐…

사귀지 못했다고 해서
친구 관계를 포기한다는 건

상대한테 실례잖아요?

자기의 유치한 감정 때문에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기 싫어요

이상한가요?

아니

너의 그 마음가짐이야말로
내가 보기엔 존경스러워

어서 오세요

너, 우오즈미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

너, 시나코의 뭐야?

먼저 실례할게요

응, 수고했어

시나코 선생님

노나카

잠깐 선생님이랑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요

저기 공원에서
꽃구경 해요

배고프면 될 것도 안 돼

그럼 잘 먹겠습니다

선생님도 먹어

나, Bar에서 알바했지만

술 한 모금도 안 마셨어

뭐, 인제 와서 이런
소리 해도 쓸데없고

딱히 상관없지만

난 믿어

할 얘기가 뭐야?

좋아

선생님

나랑 승부하지 않을래?

뭐?

뭐긴 뭐야

모리노메 시나코 말이야
알잖아?

솔직히 말해

그 녀석이랑 무슨 관계야?

무슨 관계라니?

애초에 넌 누구야

난 하야카와 로우

시나코의
카나자와 소꿉친구야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너, 둔하네

저기, 너희

성가신 얘기는 밖에서 해줄래?
방해되니까

키노시타 씨

나한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청소년?

너한테 시나코는 안 어울려

뭐?

그 녀석이랑은 이웃집이라서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있어

넌 그 녀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그런 건 관계 없잖아?

역시 모르구나

카나자와에서의
시나코에 대해

한마디로 그 정도의
관계란 거구나

기다려

카나자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승, 승부라니?

우오즈미 군이랑은

친구 이상으로
발전될 일은 없어

친구라니 너무해

만약 리쿠오가 날 보더라도
그건 분명 타협일 거야

승부해서 지기라도
하면 포기하겠지만

그런 건 절대 싫은걸

이해는 되지만

승부할 맘은 없어

그럼 친구도
그만두라고 한다면?

자리 나 혼자 잡으라고?

고독하잖아

그럼 나도 같이 가줄까?

날씨도 좋으니까

맡겨도 돼?

강요하지 마

혼자 가라고

왜야?

선생님은 왜 리쿠오를 찼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쳐도

아직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건
서로 뒤숭숭하잖아?

왜야?

리쿠오가 백수라서?

그건 상관없는데

그럼 왜 노나카는
우오즈미 군이 좋아?

모르겠어

어느샌가 그렇게 돼버렸어

사랑은 착각이잖아?

한번 빠지게 되면

뭔가 결과가 보일 때까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해

그런 점, 노나카다운걸

나 말이야

사실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하지만

이미 없어

어떤 녀석이야?

우리 형이야

시나코랑 동갑이고

6년 전에 죽었어

형은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했어

우리 집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시나코가 자주

우리 집에 밥
만들어주러 오면서

형을 돌봐줬어

그런 시나코를 형은
귀찮은 듯이 대했고

난 그걸 보는 게 괴로웠어

형이 죽은 날 밤

시나코는 우리 집 정원에 있는
벚꽃을 밤새 바라봤어

벚꽃의 계절이
올 때마다

그 녀석은 형을
떠올리고 있어

벚꽃을 보고 있었어

같은 곳을 언제나
빙글빙글 돌고 있어

난 이제 사람을 좋아하는 게
조금 귀찮아졌어

그러니까 난 신경 안 써도 돼

선생님은 리쿠오를
킵해둔 줄 알았는데

역시 그런 게 아니었구나

이걸로 확실해졌어

뭐가?

나

역시 선생님한테
선전포고할래

일방적이라도 몰래
그러는 건 싫으니까

잘 부탁해

그럼 슬슬 후퇴할까

하고 싶은 말 다 했더니
뭔가 후련해졌어

그럼 갈게, 선생님

하나 깜빡 말 안 했다

내가 학교 그만둔 건

선생님 때문이 아니니까

어이, 언제까지
얘기하고 있을 거야?

어라?

우오즈미 군?
무슨 일이야?

아니, 좀

오늘

하야카와 로우라는

시나코의 소꿉친구가
가게로 왔어

그러니까 그거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왜 여기에 왔냐면은…

딱히 볼일은 없지만

그냥 뭐랄까

미안

가서 머리 좀 식힐게

말 안 해서 미안

숨길 생각은 없었지만

그냥 핑계로 삼기 싫었어

바보 같지?

계속 옛날 일을…

우오즈미 군

역시 친구 그만두자

한쪽이 노력해야만
하는 관계는

무리가 있어

좋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너랑 친구가 될 수 없어

노력해보려고 했는데

역시 못 하겠더라

그렇다고

뭘 하겠다는 건 아닌데

그냥 여태까지처럼 친구로
지내고 싶기도 하고

흑심도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해줘

이런 거 싫어?

그건…

그럼!

됐어

이건 내 자기만족

친구로 있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기다리는 게
더 낫다는 소리야

신경 쓰지 마

그럼 할 말 다
했으니까 갈게

아아

참 싫다

나, 안심하고 있어

그럼 내가 훨씬 낫잖아

직무태만한 놈이 오셨네

누구신가요?

키노시타 씨

라이벌이 출현했다면서?
우오즈미 씨?

너랑은 상관없잖아

그 말 꼬라지는 뭐야?

내리기 시작한
습관이란 비가

숨길 수 없는 말을
얼버무리고 있어

번져버린 물에
잘 녹는 날들이

메말라버린 꿈과
물들어가고 있어

몇 번이고 회상하고 있어

똑같은 곳을, 똑같은 마음을

몇 번이건 봄이
여기에 오더라도

나 혼자
말하지 못하고 있어

아아, 어떡해야

이 몸으로부터 당신을
숨길 수 있을까요?

저기, 어떡해야?

저기, 어떡해야 웃으며

어제를 노래할 수 있을까?